Movie | 2007/11/03 15:00

주말 오후 오랜만에 여유롭게 책상에 앉아 영화를 봤다. Dark Blue World. 2차세계대전 당시 영국공군에서 싸우던 체코 조종사를 소재로 한 영화이다. 체코는 전쟁이 시작되면서 제대로 된 전투한번 없이 독일에 점령되었고, 체코 공군 소속 조종사들은 조국의 자유를 위해 영국으로 망명하여 영국공군 소속으로 싸웠다.
모든 전쟁 영화가 그렇듯이 지루한 전투준비 기간이 지나고, 전투에 나가면서 하나둘 동료들은 사라져 갔다. 이 영화가 더 슬픈것은 전쟁이 끝난후 이들이 처하는 상황 때문에 더 그런지 모르겠다. 영국공군에서 싸운 체코 조종사는 2430명이나 되고, 대부분 전사하고 전쟁이 끝나고 돌아간 친구들은 몇명되지 않는다.
집으로 돌아간 조종사들을 기다리는 건 강제 노동수용소 였다. 공산화된 체코 정부는 자유를 찾아 영국공군에서 싸운 이들 조종사가 반란을 일으킬 것이라 생각하여 노동수용소에 넣었던 것이다. 이러한 체코 조종사의 상황 자체가 영화 소재로서 훌륭하다. 조국의 자유를 위해 싸웠지만 그들은 전쟁터에서는 친구를 잃고, 전쟁이 끝나 돌아간 조국은 그들은 반겨주지 않았으니 얼마나 서글프겠는가?
단단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고증 또한 매우 잘 된 항공영화로서, CG로 점철된 어지간한 헐리우드 영화보다 훨씬 훌륭할 뿐더러 영국 항공본토 항공전을 묘사한 부분은 공군대전략 이후 최고로 평가 받기 까지 하니 체코영화라고 해서 우습게 볼 영화는 아닌 것 같다. 오히려 헐리우드 영화에 중독된 우리들을 탓해야 하지 않을까. 아쉬운 점이라면 번역이 원할하지 않아, 독일어로 된 부분은 영어 자막이 있어 번역이 되었지만, 영어로 말하는 부분은 전혀 번역되지 않아 대충 감으로 들어야 했다.
오랜만에 괜찮은 영화를 보아서 그런지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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