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은 서울인근 산중에서 가장 높고, 큰 산이다. 산세도 험하고 산의 능선이 병풍처럼 둥글게 이어져 있어 예로 부터 성을 쌓기에 아주 좋은 지형이었던 것 같다. 처음 북한산성에 올랐을 때는 잘 몰랐었는데, 두번 세번 오르면서 보면 볼 수록 참으로 천해의 요새임이 틀림없다.

산성 남쪽 전경 화면 우측에 남산타워가 유난히 작게 느껴진다.
북한산성에 오르면 한강을 중심으로 서울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남산 타워도 북한산 정상에서는 한참 아래에 있다. 여의도 63빌딩, 무역센터, 아차산, 멀리 남한산성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모습이 장관이다. 플로리다에서 온 광명 어느 초등학교 영어강사는 산성에 올라 한참을 자리를 뜨지 못하며 자기가 사는 곳에서는 오밀 조밀 산이 이어지는 광경을 볼 수 없다고 한다. 바다와 평지만 있을 뿐이라고. 산을 끼고 만들어진 도시들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서울 같은 대도시와 산이 함께 어울어지는 풍경은 아마도 이 곳이 아니면 볼 수 없는 광경이 아닐까 한다.

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동쪽 풍경이다. 화면 우측 낮은 구릉이 아차산이다.
뒤를 돌아보면 북한산의 마치 사람이 팔을 벌리고 있는 형상으로 북한산의 주봉이 가운데 있고 능선이 그 주위를 한바퀴 돌고 있다. 다시 성곽은 그 능선을 따라 구비 구비 이어지니 이 또한 어딜가도 빠지지 않는 모습이다.

왼쪽부터 영취봉, 노적봉, 백운대, 만경봉, 인수봉이다. 백운대, 만경봉, 인수봉을 일컬어 북한산을 삼각산이라고 불렀다.
지금의 성곽은 숙종때에 다시 쌓은 것인데, 조선시대에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듯한 일을 참 많이 했다. 북한산성을 처음 쌓은 것은 백제가 하남에 도읍을 정하고, 도성을 쌓은 후 도성의 북쪽을 방어하기 위한 성으로 축조가 되었는데 그 시기가 무려 2000년을 거슬러 올라간 서기 132년 개루왕 5년에 이뤄졌다고 한다.
이 성은 한강 유역을 차지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며, 백제가 중흥기의 밑바탕이 되었는데 이 성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한강유역의 세력권을 가졌다는 말이 된다. 이 북한산성은 고구려의 전성기가 도래한 서기 475년 개루왕 21년 고구려 군에 의해 함락된후 백제의 도성도 함께 유린되어 개루왕이 살해당하였다. 이후 백제는 도읍을 웅진으로 옮기고 나당연합을 결성 고구려의 남진을 막았다. 그후 100년도 안되어 이번에는 신라가 북한산성을 차지하였다. 북한산 비봉에는 진흥왕 순수비가 만들어져 신라의 한강 유역 진출을 알렸다.
이후 고구려는 수차례에 걸쳐 이 성을 찾으려 하였지만 실패하고 다시는 한강 유역을 밟지 못하였다. 이후 임진강유역에 방어선을 두고 신라 세력을 경계하였다. 백제가 멸망한 후 고구려는 다시 이 성을 찾으려 했지만 실패하였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때 만약 고구려가 성공하였다면, 통일의 역사가 많은 부분 바뀌었을 것이라고 한다. 삼국시대에 북한산성은 국가의 존립을 결정 지을 만큼 중요한 요충지였던 곳이다.
고려시대에는 몽고군과의 격전이 있었고, 고려 우왕때 한번 개축을 하였다. 허나 이후 별다른 보수를 하지 않아 임진왜란 때에는 이 성은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현재의 모습으로 개축한 것은 1711년 숙종 때로서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참화를 딛고 일어선 조선이 어느 정도 살만해진 숙종대에 이르러서야 성을 축성할 정도가 된 것이다.
숙종대에는 도성과 북한산성을 하나로 이어주는 탕춘대성도 함께 쌓았는데 이 성은 인왕산 능선을 따라 북한산 능선으로 주욱 이어지는데, 완성되지는 못했다.
이렇게 만든 성도 다시 세월이 흐르면서 여장, 성문 곳곳이 허물어져 가고 있었는데, 1958년 대서문 시작으로 복원 작업을 계속 진행하여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길게 쓰니 무슨 역사기행 온 것 같은데, 사실 애초 등산의 목적은 북한산성 12성문을 모두 종주하는 것이었는데, 늦게 출발해서 종주는 접어두고 관광모드 산행으로 바뀌고 말았다. 별로 쓸말도 없고 그래서 북한산성에 대해 좀 더 찾아보니 참 중요한 성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후 KBS <일요다큐 산>에서 북한산성 12성문 종주편을 보았는데 12성문 종주코스가 초보자에게 만만한 곳은 아니다. 급경사에 암릉코스가 많아서 능숙한 산악인이 8시간 정도 걸리고, 일반인은 그보다 훨씬 오래 걸린다고 한다. 아마 좀더 체력과 코스를 부분 적으로 다 다녀본 후 가는게 좋을 것 같다.
결론은 북한산 매번 갈 때 마다 새로운 모습이 참 좋은 곳 같다. 조용한 곳에서 맘도 다스리기 좋고, 정상에 올라 가만히 아래를 바라보고 있으면 이게 인생의 작은 기쁨이 아닌가 생각든다. 작년 추석때에도 아래 사진의 춘칼군과 함께 왔었는데 올해도 추석이 되어 다시 오게 되었다. 이 친구가 올 12월에 결혼을 해서 내년 추석에는 올 수 있을런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기회만 된다면 또 가도 괜찮을 듯 싶다.

같이 산행한 춘칼군..

우리도 찍어달라고 그럴걸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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