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에 대한 로망은 꽤 오래된 편이다. 종이책이 좋긴 하지만 부피 때문에 많이 가지고 다니기 힘들다. 노트북에 책한권 하면 가방 무게가 3~4kg는 너끈히 넘나들기 일수고, 요즘같이 추운 겨울이면 종이가 빳빳해져 그런지 툭하면 손을 벤다. 게다가 인터넷에서는 무료로 볼 수 있는 책의 소스들이 많다. 한글 책은 많이 없지만, 구텐베르그 프로젝트와 같이 저작권이 만료된 책들을 전자책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라던가. 프로그래밍 관련 서적들, 그리고 각종 논문들... 전자책이 있다면 일부러 프린트 해서 다니지 않아도 된다. 잘 만들어진 전자책이 있다면 그런 불편함을 한번에 날릴수도 있기 때문에 늘 로망의 대상이었다.
처음 전자책 단말기로 생각했던 것은 PDA였다. 보통의 PDA들은 화면도 작고 해상도가 작아 간단한 메시지를 보면 모를까 책의 대용으로 하기에는 너무 작다. HP의 IPAQ 4700 시리즈나, Dell의 Axim X50v는 액정도 비교적 크고, VGA 해상도를 지원해서 그나마 나은 편이었다. 하지만, 짧은 배터리 시간과 동기화의 불편함, 절대적으로 작은 화면 사이즈는 오래쓰기 너무 불편했다. 오래 보다보면 멀미가 났기 때문이다.
그 다음 전자책 단말기 후보는 UMPC였다. 감암식 터치스크린을 이용한 오르가미 입력기를 가진 나름 획기적인 모델이었다. 해상도도 나쁜편은 아니었다. 윈도우 XP를 사용했기 때문에 리더용 프로그램도 더 많았다. 터치 감도도 좋지 않고, 단축키도 거의 제공되지 않았다. 1kg에 가까운 무게는 마치 벽돌을 들고다니는 것 같았다. 배터리는 2시간을 채넘기기 힘들 정도로 짧았다. 하지만, XP를 사용한 것이 이 제품의 문제였다. 프로그램을 띄워서 쓰는게 너무 어려웠다. 터치 인터페이스로 사용하기 XP는 너무 불편했다. XP는 마우스나, 스타일러스가 있어야만 했다.
아이팟 터치는 손가락만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단말기였다. 2~3달러면 괜찮은 PDF 리더도 구할 수 있엇고, ebook 리더도 많았다. 배터리 시간도 충분하고 하지만, 너무 화면이 작았다. 작은 화면으로 보다 보니, 오래 보면 멀미가 났다.
아마존 킨들은 eInk를 사용한 진짜 eBook 단말기였다. e-Ink는 종이와 거의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장시간 봐도 어지럽지 않았다. 6인치 모델은 문고판 사이즈라서 소설 같은류의 책을 보기에 적합하며, 가격또한 저렴하다. e-Ink는 백라이트가 없기 때문에 전력 소모량이 매우 적어서 한번 충전하면 2주 정도 쓸 수 있기 때문에 장기간 여행을 한다 하더라도 별 불편한 없이 쓸 수 있다. 하지만, 화면 전환속도가 느리고, 고정 펌웨어를 가지기 때문에 성능을 개선할 여지가 전혀 없다는 단점이 있다.
PDF를 지원하는 9.7인치 Kindle DX더 대단하다. A4 정도 크기에 PDF를 지원하기 때문에 논문 같은거 볼 때도 괜찮아 보인다. 장시간 보더라도 눈이 피로하지 않다. 하지만 한국돈으로 60만원이 넘는 단말기 가격은 구매를 꺼리게 만드는 요소이다. PDF를 지원하기 때문에 더 다양한 문서를 볼 수 있다. PDF를 지원한다는 것은 어둠의 경로를 통해 원서 몇권 구한다면 Kindle DX 가격을 뽑을 수 있다는 굉장히 매력적이다.
그런 와중에 Apple에서 타블렛을 만든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3개월쯤 지나자 정말 나왔다. iPad는 전자책으로의 기능은 부차적인 것이다. LED 백라이트에 10시간 밖에 되지 않는 배터리 수명... 책으로 기능은 떨어지지만, 와이파이로 웹 브라우징을 할 수 있고, 이 메일을 볼 수 있으며 멀티미디어 플레이어로도 충분히 쓸수 있다. 화면은 9.7인치.. LCD 이기 때문에 Kindle 만큼 편안하지 않을 것이다. 무게도 좀 더 나가는 편이다. 전자잉크 디스플레이의 편안함을 iPad는 줄 수 없다. 만약 iPad로 몇시간씩 책을 본다면 금세 눈의 피로함을 호소할 것이다.
하지만, 전자잉크로 동영상을 볼 수도 웹 브라우징을 편하게 할 수 없다. 즉 책을 보는 것 이외에는 오히려 iPad가 전반적으로 더 편하다. 거실에 앉아서 뉴스를 보고, 이메일을 보낼 수 있으면서, 책도 보는 기계가 iPad인 것이다. 활용도가 훨씬 높은 것이다. iPad의 무게는 680g으로 536g의 킨들 DX 보다 약간 더 무겁고, 두께는 1.3cm로서 킨들보다 0.3cm 더 두꺼울 뿐이다. 가격도 나쁘지 않다. 킨들은 4GB의 용량을 가지고, 3500권의 책을 넣어 가지고 다닐 수 있고, Amazon은 40만권의 전자책을 구비하고 있다.
iPad는 최소 용량이 16GB이므로 책만 가지고 다닌다면 12000권을 넣어가지고 다닐 수 있으며, Amazon의 책들도 구매할 수 있고, iTunes Bookstore의 책도 볼 수 있다. 다양한 Reader 어플이 iPhone용으로 존재하는데, iPad는 이들 프로그램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고, iWorks for iPad와 같이 최적화된 어플도 점점 더 많이 나올 것이다. iPad로 PDF, chm은 물론 Pages, Keynote, Number로 작성된 문서도 볼 수 있고, MS Office 문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어지간한 컨텐츠는 모두 이용가능한 것이 iPad다. 킨들은 iPad와 비교할 수 조차 없는 것이다.
iPad는 GPS와 콤파스 까지 내장하여 지도 어플리케이션의 활용성을 한차원 높였다. iPhone이나 Navigation이 제공하는 화면은 너무 작았다. 그 동안 화면 크기 때문에 위치 기반 어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은 많은 제약을 받았다. 넓은 화면은 게임 플랫폼으로 가능성도 훨씬 넓혀 주었다. 잡스는 애초 부터 한가지만 하는 기기는 관심이 없었다. 어차피 같은 하드웨어 쓰는거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여러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본 것이다. 그런 목적에 iPad는 아주 충실한 플랫폼이다.
$489 vs $499
당신은 어떤 것을 택할 것인가?
편한안 책읽기 vs 자유로운 인터넷 생활 + 책읽기 + a
아마도 iPad를 선택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나도..... 그렇고 iPad가 나온다면 더 이상 논문을 출력해가지고 다닐 일도 없을 것 같다. 원서를 애타게 기다릴 일도 없을 것이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건 기대이고, 3월말에 어떤 모습을 나올지 정말 기대된다.







